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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사채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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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무
39세
일본
남성
174 cm / 66 kg
Rh+B /3월 9일
정신력 : ★★★☆☆
21살. 그가 잠깐 빌려갔다가 나중에 성공해서 갚으면 된다 합리화하며 집안을 뒤지던 중 발견한 생전 처음 보는 두께의 목돈. 횡재했다며 냉큼 집어선 혈혈단신으로 자기 기반을 만드는데 아낌없이 사용했지만 그 돈이 자신을 그리도 예뻐해주었던 외할머니의 수술비였고 대학을 진학하는 대신 취업난에 뛰어든 큰 누나가 제대로 된 끼니 한번 챙기지 못 하면서 악착 같이 모았던 돈이었다는 걸 알게된건 그 다음 해 치뤄진 외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였다.
익살맞은
코흘리개 시절부터 학예회다 동네 재롱잔치다 하면 냅다 옷 뒤집어 입고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던 사람이었으니 나이가 들었다고 그 성정이 어디 갈 리 없다. 엄숙하고 진지해야 하는 자리에서 우스갯소리가 떠올라도 꾹 참아낼 정도의 인내심은 챙겼으나 그럴 필요가 없다면 궁상 맞은 개그 한 마디를 꼭 던지고 만다.
교활하고 비겁한
겉보기엔 허술해보이고 무던해 보이는 모든 행동들은 실체를 까보면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고 계획적이다. 평생 충성하겠다 입으론 그럴듯하게 내뱉어놓고 불리해진다 싶으면 누구보다 빠르게 배신하고 이득이 되는 쪽에 붙어버릴 간신배 같은 인간. 전생에 첩자였다면 모든 정보를 다 불어버리고 나라를 배신한 매국노로 이름을 날리지 않았을까.
강약약강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하다. 제 발 아래 납작 엎드린 사람에게는 저가 신이라도 된 것마냥 자비를 베풀거나 온갖 치부를 다 후벼 파지만 딱 봐도 승산이 없어 보이는 강자 앞에선 수치심도 모른 채 바닥에 납작 붙어 지문이 닳도록 굽신거릴 수 있다.
" 씨이.... 좀 떵떵거리믄서 잘 살아 볼라 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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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덩치들 사이에 있으려니 키가 더 작아 보여서 3cm 깔창을 착용하고 다닌다. 암만 자존심을 필요할때마다 코 푼 휴지처럼 던져버리는 그지만 이 부분은 가오가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좀 숨기고 싶어하는 편.
‘집안의 수치’, ‘그냥 똑 잘라내버리고 싶은 글러먹은 손가락’ 가족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잊지 않고 꼬리표처럼 붙는 말들을 그도 잘 알고 있고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도 알고 있다.
그가 유난히 노인들에게 너그러운건 유년 시절 돈독했던 외할머니와의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 폭력이 필요하다면 자식쪽을 건드리지 채무자인 노인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손주 행세를 하며 용돈 타가듯이 이자를 뜯어내는 악질인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어느 외진 동네의 전교생이 100명도 되지 않는 작은 학교에서 가장 많은 사고를 친 동네 유명인. 다른 집 부모들은 자녀를 붙들고 저 녀석이랑 어울려 놀지 말라는 충고를 하고 길 가다 마주치는 어르신들은 혀부터 끌끌 차는 커서 뭐가 되려나 싶은 말썽쟁이.
사슴벌레 잡기에 심취해 햇빛에 그을려 까무잡잡해진 피부를 긁어내던 꼬마는 큰 도시에서 좀 날린다는 동네 형 이야기에 홀랑 넘어가 막 입학한 중학교를 밥 먹듯 빼먹더니 급기야 패거리를 만들어 거들먹 거리며 골목골목을 점령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래봤자 코흘리개 돈을 뺏거나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 정도였으니 19살이 되던 해 도시 데뷔를 하겠다며 호기롭게 집을 박차고 나간 그가 2년 만에 빈털털이로 눈물콧물 흘리며 돌아온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이제야 좀 정신 차리고 집안일을 도와주겠거니 눈물 젖은 밥을 먹던 막내 아들은 며칠 얌전히 있는가 싶더니 또 다시 홀연듯이 사라졌다. 집안에 있던 금가락지며 통장에 상비금을 싹 다 털어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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